인천 남동구 소재 초교 위법 적발 음압·위생시설 등 제대로 안 갖춰 방학 중 40개교서 진행 예정 우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석면 해체·제거 작업 도중 위법 사실이 적발돼 고용노동부가 사법 절차를 진행 중이다.

4일 노동부 중부고용노동청 등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석면 해체·제거 작업 시 각각의 절차별로 석면가루 날림을 막기 위해 지켜야 할 조항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남동구 A초등학교의 석면 해체·제거 작업을 맡은 업체는 이 같은 사항을 위반해 노동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는 학교 내부의 석면 해체·제거 작업을 하면서 오염된 공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음압시설을 규정대로 설치하지 않았고, 작업자들이 오염된 공간과 외부를 오가는 입구에 만들어야 할 위생시설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석면피해예방지원센터의 제보를 받은 중부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과 안전보건공단 관계자가 현장에서 위법사항을 확인했다.

중부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항이라 자세한 위법사항을 말할 수는 없다"며 "산업안전보건법상 위법사항이 확인돼 사법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와 환경부 등은 수년 전부터 방학기간 동안 학교에 남아 있는 석면자재 교체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여름방학에도 40여 개 학교에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곧 이어질 대대적인 학교 내 석면자재 교체공사에서 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해 여름방학에 석면자재를 철거한 51개 교 중 86%에 달하는 44개 교에서 공사 후에도 석면 잔재가 발견돼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최미경 석면피해예방지원센터 이사장은 "당초 계획했던 공사 일정보다 석면 해체가 빠르게 진행돼 현장에 나가 보니 위생시설도 설치돼 있지 않았고, 비닐 보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공사 과정에서 파손된 석면가루가 외부로 유출됐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학교 석면 해체·제거 업체 관계자는 "교실 내 일부 음압시설에 미비한 점이 있어 보완을 완료했다"며 "현장 여건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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